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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기 공익기자단] 플라스틱 병뚜껑 = 우리의 소중한 자원

공익활동 소식
작성자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
작성일
2023-05-26 17:11
조회
434





# 군포시평생학습원 ‘리사이클아트랩’의 새 이름 공모

지난 2월 23일부터 3월 23일까지 군포시평생학습원 리사이클아트랩의 새 이름 공모가 있었습니다. 4월 18일 현재 공모를 통해 선별된 11개 이름에 대한 투표까지 완료되어 최종 확정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리사이클아트랩이 어떤 이름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게 될지 자못 궁금해지네요.





# 프레셔스 플라스틱 군포

그런데 리사이클아트랩이 도대체 뭐 하는 곳이냐고요? 이름 공모 소식을 보고 저도 이곳이 어떤 곳인지 매우 궁금했답니다. 그래서 직접 방문해 보았는데요. 저와 함께 리사이클아트랩 한 번 구경해 보실까요?

리사이클아트랩은 “프레셔스 플라스틱 군포”의 이름입니다.(곧 다른 이름으로 바뀌겠지만요.)

그렇다면 “프레셔스 플라스틱”은 무엇일까요? 프레셔스 플라스틱은 2013년 네덜란드 디자이너 데이브 하켄스(Dave Hakkens)가 기획한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프로젝트입니다.

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모두 알고 계시죠? 현재 바다에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약 1.5톤, 매년 바다에 유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800만 톤, 게다가 플라스틱 쓰레기가 썩는 데 걸리는 시간은 자그마치 500년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플라스틱 쓰레기 분리배출을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알고 계시나요? 작은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렵다는 걸요. 분리배출 된 플라스틱은 보통 선별장에서 PET, PE, PP 등 세부재질과 종류에 따라 나누어지고 그 결과에 따라 재활용이 이루어지는데요. 너무 작은 플라스틱은 이 선별 공정에서 분리되기가 어려워 재활용이 될 수 없다고 하네요.

프레셔스 플라스틱 프로젝트는 바로 이런 작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집, 재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업사이클링에 참여하게 하는 글로벌 커뮤니티입니다. 오픈소스로 공개된 도면을 활용해 플라스틱 가공 기계를 제작하고 업사이클링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고 하네요.

리사이클아트랩은 시민의 참여를 바탕으로 마을 단위 자원순환 시스템을 도입하여 플라스틱 수집, 업사이클링 창작활동, 작품 공유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 저감과 새활용에 대한 인식 개선을 목적으로 합니다.

여기서 잠깐, 프레셔스 플라스틱의 기획자 데이브 하켄스의 말을 인용해 볼게요. “버려질 물건들을 스스로 재활용 할 수 있는 방법이, 플라스틱이라는 재료에서 특히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모르고, 필요한 도구도 없는 거죠. 예를 들어 목재의 경우, 톱과 망치 같은 공구로 스스로 어느 정도의 재활용을 시도할 수 있지만 플라스틱은 그렇지 않죠. 대규모 공장이나 전문 업체가 아닌 이상은요. 프레셔스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새로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작은 규모, 개인 단위에서도 실천할 수 있도록 그 방법을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시작 되었습니다.”

아하! 이제야 감이 좀 잡히네요. 왜 플라스틱을 소중하다고 하는 건지 처음엔 도통 알 수가 없었거든요. 아무리 생각해도 저에게 플라스틱이란 분해되지 않는 골칫덩어리 쓰레기일 뿐이었거든요. 그러고 보니 데이브 하켄스가 이런 말도 했다고 하네요.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도구나 기계, 기술이 아닙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치 있는 재료로 여기는 사고방식 전환만이 답입니다.”

 

# 리사이클아트랩 체험기

아는 것이 힘이라더니 역시 알고 보니 리사이클아트랩의 모든 것이 흥미롭네요. 우선 랩 앞 복도에 있는 병뚜껑 통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작년 9월에 문을 열었는데 그 사이 많은 시민 분들이 병뚜껑 모으기에 열심이셨나 봐요. 모인 병뚜껑의 양이 상당합니다.(담당자 서지현 대리님 말로는 2만개 정도 된다고 하네요.)

문을 열고 랩 안으로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사출기와 시트프레스, 그리고 사출기에서 나오는 가스를 배출하는 주름진 배관이 보입니다. 현재 랩에서는 플라스틱 병뚜껑만 재활용하는데요. 왜냐하면 대부분의 병뚜껑이 PP 또는 HDPE인데 이 재질의 플라스틱을 녹일 때 유해가스가 가장 적게 나오기 때문이랍니다.

랩의 오른쪽 벽면에는 열쇠고리, 컵받침, 플라스틱 시트 표지 다이어리, 두툼한 플라스틱 판재, 명함꽂이, 고양이 발톱깎이 등 알록달록 다양한 소품들이 걸려 있네요.

창문 쪽으로는 홈페이지에서 보았던 분쇄기가 보입니다. 저기에 들어가면 플라스틱이 마치 고춧가루처럼 잘게 부서진다는 거 아닙니까. 마치 방앗간에 온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네요.

랩에 들어선 순간부터 열정적으로 설명해 주시던 서지현 대리님이 이제 체험을 해 보자고 하시네요. 복도에서 파란색 병뚜껑 통을 가져옵니다. 분쇄기 뚜껑을 열고 병뚜껑을 한 움큼씩 넣으니 아래쪽에 파란 플라스틱 가루가 내려오는데요. 이 가루를 떠서 사출기로 갑니다. 대리님을 따라 장갑을 끼고 사출기 앞에 앉아 플라스틱 가루를 사출기 구멍에 넣습니다. 아래쪽에 있는 레버를 잡고 왼쪽으로 돌린 후 열을 세고 다시 레버를 가운데로 그 다음 오른쪽으로 돌렸어요. 잠시 후 대리님이 금형틀을 엽니다. 짜잔! 예쁜 파란색 마블링 고리가 탄생했네요. 열쇠를 걸어둘 수도 있고 가방에 인형이나 장식품을 달 때도 사용할 수 있는 고리예요. 하지만 등산할 때 로프를 거는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아까 보았던 배달용기로 만든 대리석 무늬 판재의 강도는 어느 정도인지 물어보았는데요. 테이블 상판이나 디스플레이용 선반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강도라고 합니다. 조금 전 고리를 만들 때 떼어냈던 작은 조각 같은 부산물과 만들다 실패한 작품들은 모아 뒀다 다시 녹여서 쓴다고 하니 플라스틱은 정말 무궁무진 변신술의 귀재라 할 수 있겠네요.

# 심화교육을 통해 예술 활동에서 창업까지

개인적으로 랩을 방문해 재활용 체험을 해 보실 분들은 네이버 예약을 하고 오셔야 합니다. 사출기 예열이 필요하니까요. 개인 대상 교육 체험은 주로 오후 시간대에 진행한다고 해요. 올해는 오전 시간대에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연계 심화교육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 시간을 통해 플라스틱에 대한 인식 개선 교육과 병뚜껑 재활용 체험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리사이클아트랩의 올해 목표는 기관 뿐 아니라 개인을 대상으로 한 심화과정 교육을 통해 업사이클링 작품을 만들어 지역 시민들과 공유하고 플라스틱 자원 순환에 대한 인식 개선을 확장하는 한편 교육받은 시민이 업사이클링 제품 제작 창업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 인식의 전환, 아무튼 새활용

자원순환이라는 말을 쓰거나 들을 때는 언제나 자연에 존재하는 생명 있는 것들 즉 생태적 자원만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에게는 플라스틱이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가치 있는 자원이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사실 아직도 제가 그 발상의 전환을 진심으로 받아들였는지 긴가민가하긴 하네요. 하지만 앞서 인용했던 데이브 하켄스의 말이 어느 정도 저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건 확실한 듯 합니다. ‘목재를 재활용하듯이 플라스틱도 개인이나 소규모의 집단이 가치 있는 재료로 재활용할 수 있구나!’ 하고 말이죠.

따라서 오늘의 결론은 한 마디로 ‘아무튼, 새활용’이라고 하고 싶네요. 플라스틱을 한 번 사용한 후 그것이 어디로 가는지 무관심한 채 분리배출만 잘 하면 끝이었던 이전의 습관 대신 작은 플라스틱을 모아 나만의 작품이나 유용한 물건을 만들 수 있는 재료로 새활용 하려는 생각과 습관. 지금부터 만들어 나가볼까 합니다. 함께 하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