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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기 공익기자단] 궁내동 작은 축제 – 마을의제 발굴 경진대회

공익활동 소식
작성자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
작성일
2023-08-23 16:43
조회
612

 

※ 스위스 아펜젤의 마을 투표 날을 아시는지? 아펜젤 마을에선 1년에 한 번 7000여명의 주민이 모여서 거수투표를 한다. 주로 마을 경제 공동체에 관한 투표로 예전에는 남자 어른들만 참여하던 투표였지만 현재는 마을 주민 전체가 참여하는 투표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은 거수 투표방식이라는 점 때문에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되었고, 지금은 마을 투표 날이 축제의 한 마당이 되어 관광객들이 몰려온다고 한다.

 

『궁내동 주민자치회는 2023년 7월 25일부터 825일까지 한 달 동안

‣ 살기 좋은 궁내 마을을 만들기 위한 주민의 다양한 아이디어

(사회, 경제, 문화, 인구, 교육, 주거환경 등),

‣ 궁내동 주민의 복리증진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아이디어,

‣ 생활 주변의 불편사항 해소를 위한 공익사업 아이디어

를 공모한다.

 

접수된 아이디어 중 서류심사를 통해 20팀의 아이디어를 채택하고

궁내동 주민 투표인단의 투표를 통해 9팀의 우수사례를 선별하여

9월 2일 주민총회 무대에서 9팀의 발표(자유 형식)를 본 뒤

투표인단과 주민 총회에 참여한 주민들의 호응도를 합산하여

순위를 결정한다.

 

결과는 9월 11일(월)에 공고되며 시상식도 같은 날 진행된다.』

 

“마을 의제 발굴 경진대회” 접수가 한창 진행 중인 8월 16일 오후 궁내동 주민자치회를 방문했다. 행사 기획자인 김정아 자치사무장을 통해 경진대회 관련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군포시에서 마을의제 발굴 경진대회는 처음 열리는 것 같은데요?

- 네, 처음 열리는 게 맞습니다. 그래서 기획하면서 ‘많이들 응모를 안 하시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과 고민이 많았습니다.

 

⚫ 어떤 계기로 경진대회를 기획하게 되신 건가요?

- 해마다 주민자치위원들을 중심으로 해서 주민참여예산 제안사업 공모에 참여하는데요. 3월에 시작해 4, 5월까지 집중적인 교육과 워크숍을 진행한 후 1차 지역회의를 시작으로 진행돼요. 이렇게 3년 정도 진행하다 보니 주민참여예산제가 주민자치위원들만의 어떤 잔치가 되는 것 같고 주민의 의견이 잘 수렴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설문조사를 하고 이런 저런 시도를 해 보아도 주민자치회가 뭔지 잘 모르시는 주민도 많더라고요. 그래서 경진대회에 나오는 의제도 의제지만 주민자치회를 알리자는 목적을 가지고 주민총회 안에 들어갈 컨텐츠 중 하나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 그래서 주민총회와 같은 날, 같은 무대에서 행사를 진행하시는군요.

- 네. 무대에서 주민 총회를 하면서 마을경진대회 의제 우수사례 발표와 투표도 진행할 예정인데요. 옛날에 스위스에서 했던 것을 조그맣게 우리도 재현해 보려고 합니다.

 

⚫ 경진대회는 궁내동 주민만 참여할 수 있나요?

- 아니요. 경진대회 응모는 군포 시민이면 누구나 하실 수 있어요. 다만, 투표인단은 궁내동 주민으로만 한정해 모집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주민의 의견이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 금상 상금이 50만원이면 꽤 큰 금액이라고 생각 되는데요?

-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기획할 때 상금이 너무 많지 않느냐는 말씀도 있었지만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밀어붙였습니다.

 

⚫ 현재 접수 현황은 어떤가요?

- 지금까지 30팀 접수하셨는데요. 아직 기간이 남았으니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시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30팀 중 개인과 그룹의 비율은 어떤가요?

- 현재까지 접수하신 분들은 다 개인이세요. 시민 의식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느끼는 게 상당히 전문적인 수준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해 주셨어요. 저는 사실 “자전거 거치대를 설치해 주세요.”와 같은 소소한 의견들부터 다소 엉뚱하면서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올 거라고 상상했는데, 심사숙고해서 전문적인 의견을 내 주신 분들이 많아 살짝 놀랐습니다.

 

⚫ 경진대회 심사 기준은 어떻게 잡고 계신가요?

- 처음 기획할 때는 무조건 참신한 것, 좋은 것, 완전 새 것인 아이디어 에 중점을 둘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지역, 다른 동네에서 잘 했던 것이라도 채택해서 우리 마을에 맞게 적용하고 발전시키면 괜찮지 않나!’ 하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더군요. 그런 의제를 검색을 통해 찾아낸 것도 굉장한 노력이니까요. 그래서 우리 마을에 맞는 진짜 괜찮은 아이디어나 사업이면 어떤 것이든 채택하려고 합니다.

 

⚫ 지금까지 접수된 아이디어들은 사회, 경제, 문화, 인구, 교육, 주거 환경 중 어떤 주제와 관련된 것들이 많은가요?

- 대부분은 주거환경과 관련된 것들이에요. 솔직히 저는 사회, 교육 쪽의 아이디어도 많이 내 주셨으면 했는데요. 제가 2009년 3월 근무를 시작한 이래 나름대로 교육 쪽 사업을 열심히 했어요. 교육의 유익함 때문인데요. 주민들이 교육을 계속 받으면 마을공동체에 관한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요. 똑같은 교육이라도 계속 받다 보면 주민들의 생각이 트이고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다는 것을 실무를 하면서 많이 느꼈습니다. 그냥 있어서는 아무 것도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궁내동은 시에서 주민자치회를 위한 교육을 집중적으로 시행하기 전부터 교육에 많이 치중해 왔어요. 위원님들 교육도 많이 하고요. 그런 경험 때문에 저는 ‘교육, 문화 쪽 의제가 많이 나왔으면...’ 하고 바랐는데 주민들이 불편한 건 아무래도 직접적으로 와 닿는 주거환경이니까 그에 관련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 지난 6월이었나요? 어린이 그림 대회가 열렸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 외에도 교육 사업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있나요?

- 저희 마을 거의 대부분이 아파트이기 때문에 다른 쪽으로는 별로 크게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없어서 교육 쪽을 열심히 했던 면도 있어요. 어린이 그림 대회는 올해가 13회였는데 안양에서도 참가하러 올 정도로 자리 잡은 유명한 행사이고요. 작은 아나바다 장터도 함께 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찾아 주세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어린이 대상 문화·교육 프로그램은 잘 되지 않더라고요. 다른 동네는 어린이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하면 잘 된다는데, 저희는 시니어 층을 위한 강좌는 잘 되지만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은 모집이 잘 안 돼요.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자녀세대의 청년화 등의 영향인 것 같습니다.

 

⚫ 지적이고 활발히 활동하시는 시니어 주민이 많다는 게 동네의 특성이자 강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네. 그렇죠. 마을에 은퇴하신 교수님이나 선생님들도 많으세요. 저희 위원님들 중에도 활발히 활동하시는 시니어 분들이 많으시고요. 그래서 저는 다른 것보다 위원님들께 계속 자극을 드리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위원님, 우리 이런 부분이 좀 부족한데 어떡하죠?’ 이렇게요. 쉴 새 없이 마을의 부족한 부분을 찾아보고 자극을 드리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 이번 마을의제 경진대회도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촉진할 좋은 자극이라는 차원에서 기획하셨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이번에 호응도가 높고 좋은 의제들이 발굴되면 해마다 개최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 네. 주민이 낸 실질적인 의제를 가지고 우리 동네에 맞게, 예산이나 규모에 맞춰서 우리가 자유롭게 해 볼 수 있고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의제 발굴 경진대회를 계속 해 보고 싶습니다.

 

⚫ 자신이 낸 의제가 발굴되고 우수사례로 채택되어 진행된다면 재미와 애착도 더 느끼실 것 같네요.

- 그렇죠. 그리고 자기가 발굴한 의제를 가지고 주민참여예산에 올라가면 지켜보는 재미도 있고 주민자치회에도 더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그렇겠어요. 다만 2025년도 예산을 받아야 하니까 그 과정을 계속 따라가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은 조금 아쉽네요.

- 그래서 우수사례 제안자를 주민참여예산제에 참여시켜 주민자치위원회 분과별 업무 분장부터 시행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전 과정을 함께 하실 수 있도록 추진할 생각입니다.

 

⚫ 마지막으로 이번 경진대회와 관련해 주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 이번 행사를 통해 주민들이 주민자치회와 우리 마을에 더 관심을 갖게 되고 마을 공동체의 사업에 적극 참여할 마음이 생기길 바라고 있습니다. 많이 참여해 주시고 지켜봐 주세요.

 

수리동 주민인 나는 느티나무가 우거진 수릿길을 무척 좋아하고 자랑으로 여겨 왔지만 길 가장자리에 설치되어 있는 예쁘고 유용한 조명등과 겨울이면 나무줄기를 감싸는 뜨개질 커버 등 세심한 관리가 주민자치회의 열정적인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인 줄 몰랐었다. 우리 동네의 이웃들이 마음과 생각을 모아 사명감을 갖고 에너지와 시간을 쏟아 부어 마을 주민들의 편안하고 행복한 생활에 기여하고 있었다는 것을 얼마 전에야 알았다.

마찬가지로 궁내동 주민자치회의 주체적이고 성숙한 마을 공동체 활동에 관해 들으면서 ‘사회 안전망이라는 것이 이런 거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따뜻하고 넉넉한 울타리를 더 많은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하는 주민자치회의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이 참 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을 더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드는 일은 우선 내가 재미있고 즐거운 마음으로 내딛는 작은 한 걸음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궁내동 마을의제발굴 경진대회! 아무쪼록 많은 이들이 참여해 신나고 재미난 일들이 많이 벌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