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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기 공익기자단] 함께 하기에 매일이 행복한 인지건강리더

공익활동 소식
작성자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
작성일
2023-08-30 11:35
조회
565

 

『 지난 7월 19일부터 8월 11일까지 군포시 늘푸른열린광장 인지건강리더 3기 모집이 있었다.

군포시 늘푸른노인복지관에 2021년 조성된 늘푸른열린광장에서

매주 수요일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인지건강(이음길) 활동이 실시되는데

이 활동을 진행하는 재능기부 지도자가 인지건강리더이다.

3기 과정 수강생들은 8월 18일부터 9월 22일까지 16회기의

무료교육을 받는데, 교육내용은 운동, 놀이, 원예 각 3과목에 관한

기초교육 2회, 심화교육 2회, 실전활용 매뉴얼 교육 4회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을 수료하면 11월에 1, 2, 3기 전체 평가회가 있고

실습기간을 거친 후 내년 2월부터 인지건강리더로 활동하게 될 예정이다. 』

늘푸른열린광장 이음길 활동은 ‘고령친화, 인지건강, 커뮤니티’를 목표로 하는 사업으로 늘푸른 열린광장에서 지역 주민 누구나- 유아, 어린이에서부터 장년과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가 어우러져 함께 놀고 즐기며 인지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이다.

8월 21일 늘푸른 카페에서 월요일의 DJ이자 인지건강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이승희 인지건강리더와 유예진 사회복지사를 만났다. 1, 2기 교육생 65명이 교육과정을 수료하였고 현재 14명의 인지건강리더가 남았다. 그 중 한 명인 이승희 리더는 놀이, 원예 활동가와 함께 인지건강 운동을 담당해 이음길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해 왔고, 유예진 복지사와의 소통과 피드백을 통해 인지건강활동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까지 초석을 다져온 리더이다.

이승희 리더를 비롯한 1, 2기 리더들의 열정적인 활동 덕분에 이음길 활동에 대한 입소문이 빠르게 퍼져 올해 하반기 이음길 활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어린이집 및 유관기관의 신청이 벌써 꽉 차 있다고 한다.

이승희 리더는 한국무용 평양검무 전수자로 우리가락예술단 및 늘푸른 복지관 내 한국무용봉사단 단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풍물에서 시작해 노래로, 노래에서 무용으로 영역을 확장한 종합 예술인으로서의 전문성을 살려 인지건강 운동과 한국무용을 접목해 활동 내용을 구성,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 할 때 열린 광장에 있는 인지건강 운동 따라 하기 그림대로만 하면 너무 딱딱하니까 우리 가락 ‘아리랑’에 맞춰서 동작을 아주 쉽게 만들어서 입혀요. 그걸 외워서 해야 되니까 인지건강에 도움이 되죠. 인지건강 활동은 인지기능이 퇴화하지 않도록 자극을 줘야 되잖아요. 그런데 ‘하나, 둘, 셋, 넷’ 구령에 맞추게 하면 사람들이 지루해하니까 3박자 노래에 맞춰서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이렇게 내 몸을 터치하면서 노래를 해요. 박자도 익히고 내 몸을 골고루 터치해 주는 거예요.”

이승희 리더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유예진 복지사가 자신이 생각하는 인지건강리더의 특·장점에 관해 설명해 주었다.

“인지건강리더 교육이 중장년층 이상 어르신들에게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어요. 만약에 똑같은 내용을 어린 아이들한테 가르치면 가르쳐 준 것 안에서만 활동하겠죠. 그런데 중장년층 이상이면 웬만한 수준 이상의 사회 경험과 배워왔던 분야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응용을 많이 하세요. 이승희 선생님은 운동에 춤과 노래를 접목해서 하시고, 원예 쪽에서 계속 일하셨던 분은 흙과 식물을 만져보고 체험하는 것(촉감 자극) 위주로 하시고, 또 어떤 분은 향기를 좋아하셔서 직접 향초를 만들어 오셔서 진행해 주시기도 하고요. 중장년층 이상 분들이 리더가 되시니까 사회활동을 통해 갖춘 노련함이 있으시고 경험이 풍부하시기 때문에 활동이 매뉴얼에서 딱 끝나지 않고 제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은 분야로 확장되더라고요. 저는 그게 너무 좋아요.”

이승희 리더가 유예진 사회복지사의 말에 화답하듯 이야기를 이어갔다.

“처음에는 매뉴얼대로만 해야 되는 줄 알고 했는데 그러니까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답답하고 아무도 관심을 갖지도 않고 그냥 리더한테만 딱 맡기니까 리더가 다 해야 되는데 사실 리더가 다 할 수 있는 활동이 아니고 그럴만한 역량이 되지도 않아요. 그랬는데 유예진 사회복지사님이 ‘이런 부분에서는 뭐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한 걸 이야기하라고 해서 하다 보니까 그게 이렇게 확장이 된 것 같아요.”

유예진 사회복지사가 자신의 역할을 정의하며 리더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인지건강리더 분들이 정말 열정적으로 준비를 하세요. 몇 달 전부터 계획하고 연습하고 활동 전날에도 또 전화하시고 확인하시고 따로 준비해 오시고 대본도 써 오시고... 사회복지사보다도 열심히 준비해 오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사실 앞으로 3년 안에 이 사업의 노인일자리사업화를 추진하는 게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예요. 예를 들어 이런 카페에서 일하시는 어머님이라든가 복지관 근처에서 환경 미화하시는 어르신들처럼 이 사업을 인지건강리더 교육을 수료하신 분들만 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사업으로 만드는 게 저희 복지관의 목표인데 선생님들이 희생하고 계시는 거죠. 어쩌면.”

“그러니까 1번은 밑거름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기꺼이 밑거름을 자처하는 이승희 리더와 그런 선생님에게 고맙고 소중한 마음을 전하는 유예진 사회복지사 사이에 단단한 신뢰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인지건강리더로 활동할 거라는 이승희 리더에게 이 활동이 본인에게 주는 의미 그리고 특별히 보람을 느끼는 때는 어떤 때인지 물었다.

“어르신들이 제기차기, 비석치기 같은 놀이 하실 때 몸은 늙어서 말을 잘 안 듣지만 어릴 때를 생각하면서 추억여행을 하시는 모습이 너무너무 아름다워요. 너무 행복해 하시거든요. 몸이 말을 안 들어도 행복한 거예요. 그래서 ‘이런 과정을 여러 사람이 다 같이 누렸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그분들의 모습이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갈 길, 우리 모두의 미래의 모습이잖아요. 좀 시간이 오래 남았거나 적게 남았을 뿐이지 똑같아요. 그래서 그 분들을 보는 눈이 달라졌어요. 겸손해지고 저 분들이 앞에서 닦아 놨으니까 지금 내가 여기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요.

또 하나 감동 받았던 일이 있는데, 원예 팀에서 봉숭아물들이기 준비를 해 와서 어르신들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여 드렸어요. 그러니까 어르신들이 너무 행복해 하시고 완전히 타임머신 타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물들인 손톱을 막 보여주시는 거야. “이런 거 처음”이라고, “누가 당신들 손톱에 이렇게 물을 들여 주겠냐!”고 하시면서.

그렇게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보는 게, 그게 보람이에요.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에서 12시까지 열린광장에서 활동할 때 모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물으니 이승희 리더는 경계 없는 어우러짐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람들이 사방에 다 있어요. 사방에. 구경하시다가 재밌으면 와서 참여하시고 그래요. 여기 그늘막 뒤에 벤치가 있잖아요. 거기 앉아 계시다가 슬금슬금 와요. 본인 마음이 우러나서 오는 거야. 그러니까 처음에 시작은 10명이 하는데 나중에는 많아져요. 그게 참 좋은 거 같아요.

다른 사람이 재밌게 노는 거 보면 같이 놀고 싶잖아요. 그래서 여기 광장에서 하는 게 참 좋은 거 같아요. 이 광장을 벤치마킹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공간이 그렇게 넓지 않아도 되거든요. 공원에서도 할 수 있고. 그리고 또 저기 보면 ‘땅 따먹기’, ‘비석치기’ 그림이 다 그려져 있거든요. 그런 게 많이 있어요. 그러니까 그 그림만 그려놓고 하면 되거든요. 저는 ‘그냥 동네공원에도 바닥에 그런 거 하나 그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문화도시 아이템으로 제안도 했거든요.”

맞물려 돌아가는 바퀴처럼 자연스레 유예진 사회복지사가 말을 이었다.

“그게 사실 저희 복지관의 큰 그림이거든요. 그걸 어떻게 알고 제안 하셨는지 모르겠는데, 이 사업을 기획했을 때, 보통 우리가 사업을 할 때 미래를 보잖아요. 이 사업 처음 출발했을 때 군포뿐만 아니라 전국에 ‘어르신 놀이터’ 느낌으로 이런 광장 프로그램을 확산시키는 게 저희 취지였어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가 여러 번 소름이 돋았다. 힘든 과정을 거치며 많이 지치고 포기할 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행복해하고 재미있어 하며 지금까지 이어온 끈기에, 그리고 어르신들과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그분들의 행복한 모습을 기쁨으로 전하는 밝은 표정에, 마지막으로 자신들도 모르게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있는 길벗의 모습에.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 이미 충분히 이 인지건강리더 이음길 사업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느낄 수 있었지만 그 자리에서 그런 행복을 엿보지 못한 많은 분들을 위해 이승희 리더에게 지금까지의 소회를 들려주시길 청했다.

“이게 누구를 위한 게 아니고 사실 나를 위한 것이더라고요. 그래서 나를 위해서 했으면 좋겠어요. 이 교육을 받는 거 자체가 나한테 많은 도움이 되고, 재능기부 형식으로 이 활동을 실행하는 동안에도 너무나 많은 걸 얻어요. 내가 이분들한테 주는 게 아니라 그분들한테 내가 받더라고요. 에너지도 받고 자기성찰도 되고.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요. 그게 제일 중요한 거예요. 왜, 모르던 사람들인데 인지건강리더 교육을 통해서 가족이 되잖아요. 그리고 그 중에서 또 코드가 맞는 사람이 있어. 그러면 아주 좋은 친구를 만나게 되잖아요. 정말 행복하죠.

나이가 들면서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기억력을 잃는 것일 거다. 살면서 마음속에 간직해 둔 소중한 추억과 기억들, 내 삶에 중요한 의미인 사람들, 그리고 이제껏 내가 걸어온 길이 하나 둘 사라지는 것은 나라는 존재가 희미하게 바래다 지워져버리는 것과 같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살아온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의 기억은 점점 연속선에서 불연속점으로 변해 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 사람의 인생이 그에게 남긴 찬란한 광채가 다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빛은 그가 살아 있는 동안 어느 때고 기쁨의 순간을 만나면 다시 살아나 곁에 있는 이들을 밝게 비출 것이다.

군포시 늘푸른 노인복지관의 인지건강리더 이승희 선생과 유예진 사회복지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그런 찬란한 빛을 본 듯한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