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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기자단] 군포 제로웨이스트샵 리필위드유

공익활동 소식
작성자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
작성일
2022-05-23 11:01
조회
655

혹시 제로웨이스트(zero-waste)를 아시나요? 글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쓰레기가 없는 것’ 정도로 이해할 수 있는데요. 지난 2014년 발간된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원제 : Zero Waste Home)’ 책의 저자 비 존슨(Bea Johnson)에 의해 제로웨이스트 운동이 알려졌고, 쓰레기를 줄이는 삶이 어떻게 환경문제와 연관되어 있는지 전 세계 사람들이 알게 되었어요. 최근에는 코로나19가 인간의 탐욕에 의한 무분별한 개발과 이로 인한 기후위기의 한 결과임을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환경문제가 나의 일상도 침범할 수 있겠다는 인식이 커졌죠. 따라서 ‘제로웨이스트’가 일부 환경운동가들에게만 친숙한 단어가 아닌 ‘일상에서 한 개인이 나와 환경을 위해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것 혹은 좀 더 넓은 의미의 변화를 위한 실천’의 의미로 통용되는 것 같습니다. ​


본 기사를 취재한 저 또한 약 2~3년 전부터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어요. 군포에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돕고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가게나 공간은 없을까?’하며 늘 아쉬워하던 차에 그런 가게가 올해 초 군포에도 생겼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산본역사 상가에 위치한 ‘리필위드유(Re-feel:with U)’ 제로웨이스트 샵인데요. 대표 변요섭(30세)씨를 만나고 왔습니다.

코로나19로 확 달라진 삶 : 채식인 그리고 제로웨이스트 샵의 대표가 되다.

군포에서 나고 자란 변요섭씨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을 때만 해도 ‘제로웨이스트 샵’이 어떤 곳인지 몰랐었고 본인이 제로웨이스트 샵을 운영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었다고 합니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했던 2020년, 특히 코로나19가 대구를 강타하며 전국이 동시에 얼어붙었던 시기, 제가 질병관리청에 있었거든요. 그 당시에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코로나19 원인과 관련한 자료도 찾아보면서 제로웨이스트라는 말도 알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환경과 관련한 책도 읽고, 다큐멘터리도 보게 되었고요. 시간이 흐르면서 환경문제가 정말 심각하다는 걸 알았고, 그 이후로 식습관도 채식으로 바꾸고 생활습관도 바꿔가며 지내게 되었어요. 그 계기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어요."

리필위드유의 주요 고객층은 98%가 여성이고, 이 가운데에서도 대체로 3~40대가 가장 많습니다. 또 타 지역의 제로웨이스트샵 대표들도 거의 3~40대 주부 혹은 여성인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여성보다는 남성들이 환경문제에 덜 예민한 거 같다고 하며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자신도 이전에는 환경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남성중에 한 명이었고 무엇보다 육식과 유제품을 매우 즐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많은 환경 전문가들이 개인이 탄소중립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실천은 쓰레기 줄이기보다 채식(VEGAN : 육식을 피하고 식물을 재료로 만든 음식만을 먹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는 걸 듣고는 과감히 식습관도 바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채식만으로 지낸 지 6개월 차라고 합니다. 정말 많이 힘들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건강해졌고, 채식도 정말 맛있게 먹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는 걸 또래의 친구들에게도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합니다.

자원순환 거점공간의 역할 그리고...

리필위드유(Re-feel:with U)는 단순하게 물건과 먹거리를 파는 상점과는 확연히 다른 점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Re-feel로 시작하는 상호명 답게 각종 세제류(세탁, 주방세제, 천연가루세제 등)를 내가 쓰던 용기에 담아갈 수 있습니다. 세제리필을 위해 준비한 용기는 깨끗이 세척 후 내부에 물기가 없어야 세균번식을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투명 페트병, 각종 음료 뚜껑, 우유팩(멸균팩 포함) 등을 잘 세척해서 상점으로 가져오면 실제 100% 재활용이 될 수 있게 하는 ‘자원순환 거점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우유팩과 멸균팩(테트라팩)은 한살림과, 부림제지에서 수거해가서 휴지나 키친타올 등의 재료가 되고, 투명 페트병과 병뚜껑은 각각 아로마티카의 ‘조인 더 서클(JOIN THE CIRCLE)’의 일환으로 고품질 PCR((Post-Consumer Recycled)플라스틱 소재의 원료로, 병뚜껑은 서울환경연합에서 운영하는 플라스틱방앗간의 업사이클링 제품원료로 쓰여요. 이 외에도 안 쓰는 에코백이나 쇼핑백도 기부 받아 필요한 손님들께 대여 혹은 담아드리고 있어요. 샵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회용봉투 발생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해요."

하지만 또 제로웨이스트샵도 개인 사업이기 때문에 이윤이 조금이라도 남아야 이런 활동들도 유지가 되는데, 현실적으로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합니다. 이제 오픈한지 4개월 차라 열심히 운영하고는 있지만, 이러한 고민은 전국에 많은 제로웨이스트샵 대표들의 공통된 고민이기도 하다는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공감도 갔고, 인터뷰하면서 이윤창출과 제로웨이스트샵의 탄생, 취지를 동시에 잘 살리는 게 제로웨이스트샵의 숙제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군포시민들과 함께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기를..

“한번은 군포의 한 고등학교 영어 동아리 학생 11명이 선생님과 함께 왔었어요. 특히 모두 다 남학생들이라서 놀랍기도 했는데요. 그 중에 정말 관심이 있는 남학생은 2명 정도여서 아쉬웠지만, 이렇게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실천과 행동이 정말 필요하다는 걸 인식하고 저희 가게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계실 때 보람을 느껴요.”

리필위드유에서는 비건 생활을 지향할 수 있는 대체식품이나 파스타, 오일 등의 식재료, 각종 유기농 간식 등도 취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변요섭 대표는 비건 생활을 돕는 일들을 계속 하고 싶고, 비건 관련 사업도 생각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을 기반으로 소통하고 운영해야하는 제로웨이스트 샵이기에 군포시민들에게 제로웨이스트의 의미를 계속해서 알리고, 제로웨이스트의 경험과 생각이 다양하게 공유되는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전했습니다.

“이번 5월에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행사를 기획중이에요. 동네 분들과 같이 쓰레기도 줍고, 운동도 하고, 제로웨이스트 정보와 경험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으니 많이 참여해주시면 좋겠어요.”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며, 리필위드유가 제로웨이스트를 돕는 물건들을 사고 파는 곳이기도 하지만, 원활한 자원순환을 돕는 매개 역할과 동시에 앞으로 군포에서 제로웨이스트, 비건 지향 생활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과 경험들이 모여 작은 변화를 만들어가는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