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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기 공익기자단] 찾아가는 어깨동무,독거노인 삶을 조명하다

공익활동 소식
작성자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
작성일
2023-08-01 16:11
조회
605

‘찾아가는 어깨동무 인생노트사업’은 늘푸른복지관에서 실시한 웰다잉 교육 이수자 6명이 취약계층 어르신을 찾아가 그 동안 살아온 인생 회고를 기록하고 정리하는 봉사활동이다.

인생 노트는 자서전과 같은 의미로 삶을 돌아보고 죽음을 준비하는 여정의 기록이다. 인생 노트 사업을 통해 노년의 고립감을 완화하고, 사회적 반응의 결핍, 자신감 결여, 적대적 행위, 폭력적 성격과 정서적 욕구불만, 스트레스가 해소될 수 있다. 노인자살 예방은 물론 단절된 인간관계가 회복되고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신순임(93) 어르신은 “글씨 모른 설움을 누가 알겠어요. 나만 알아요. 정부에서 준 생계비도 은행직원이 도와줘야 찾을 수 있고, 병원에 가고 싶어도 어떤 버스가 가는지 도움 없이 갈 수 없어요. 귀가 어두워 잘 듣지도 못하죠.”고 말했다. 눈뜬장님 생활은 한 평생 고달픈 삶이었다고 한다. 70대 경로대학에 입학해서 배울 기회가 있었지만, 그 시간에 파지 줍는 게 더 절실했다. 배움 없이 살아온 것도 억울한데 남편과 자식 복까지 없다. 남편은 백수로 자녀 6명을 키우고 농사까지 혼자 감당했다. 58세 때 남편과 사별하고 60세에 상경해서 한평생 남의 부엌일과 파지 줍는 일로 생활했다고 한다.

이후 두 번째 만남은 상당히 절친한 사이가 되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 편이 되어준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다. “내 이야기를 잘 들어 주고, 내 편이 되어 기분이 좋았다. 마음속에 간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니 시원한 느낌이다.”고 말하면서 웃음을 보였다.

그의 생활은 어둠 속에 살아온 모습이 역력했다. 얼굴은 밝은 편은 아니지만, 건강한 편이다. 즐거움과 기쁨을 모르고 살아온 자신을 원망했다. 왜 그렇게 미련하게 살아왔는지 나도 모르겠다며 괴로워했다. 장롱 깊은 곳에 숨겨둔 전세 계약서가 유일한 자기 재산이라며 꺼내서 보여준다. 17년 전 2천만 원에 계약한 전세금이 지금까지 변함없다. 늙은이를 도와준 집주인이 고맙다며 눈물을 보였다.

74세에 교회에서 운영한 경로대학에 다닌 것이 유일한 배움터였지만, 공부 시간에 파지 줍는 것 이외는 어떤 생각도 없었다. 오직 의식주 해결 문제가 우선순위였다. 경로대학에서 청와대와 제주도 구경한 것이 유일한 생애 첫 여행이었다. 해외여행도 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몸이 아파서 갈 수도 없고 꿈도 사라졌다.

어르신은 상대방 입을 쳐다봐야 소통할 수 있다. 귀가 어두우므로 입 모양으로 소통하고 있다. 한평생 의식주에만 매달린 삶은 자존감이 바닥이다. 인권은 그에게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말이다. 6남매 중 막내딸이 가끔 찾아와서 위로해 줄 뿐, 나머지 자식들은 소통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세금은 막내딸을 주겠다고 한다. 젊어서 혹독한 고생이 노후 80세부터 병원에 13년째 다니고 있다. 온몸이 아프지만 그중 허리가 가장 많이 아프다. 빨리 죽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이야기는 들을수록 안타깝고 눈이 흐려진다.

나이가 들어 몸은 아프지만, 요즈음 살기가 편하다. 점심은 복지관에서 배달해 주고, 일주일에 세 번씩 청소해 주는 사람이 찾아와 정리해 주기 때문이다. 이런 도움으로 편하게 살고 있다. 도와준 이웃들에게 항상 감사하다며 눈물을 글썽인다. 어르신 이야기는 어쩜 몸은 아프지만, 지금은 의식주에 매달리지 않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절실한 도움이 필요하다. 소속된 행정복지센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복지는 본인이 신청하지 않으면 혜택을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생계지원비 30만 원이 그의 유일한 수입이다. 몸이 아파서 파지 줍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나간다고 한다. 전에는 한 번 나가면 5만 원 정도 수입이 있었지만, 지금은 파지 값이 내려서 4천 원이 최고로 많은 금액이라며 긴 한숨을 쉬었다.

살기 좋은 아름다운 사회 선진사회로 가는 길은 외롭고 억울함이 없어야 한다. 사각지대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노인이 최악을 선택한다. 노인 자살률 세계 1위 불명예는 우리의 책임이다. ‘찾아가는 어깨동무 인생 노트’사업은 우리 복지관뿐만 아니라 인권 단체도 함께 해야 할 사업이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