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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기 공익기자단] ‘길냥이’, 그들의 고단한 삶에 손을 내밀다 -군포시길고양이보호협회-

공익활동 소식
작성자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
작성일
2023-06-29 11:15
조회
487

‘길냥이’. 여러분도 많이 들어보셨을 이제는 낯설지 않은 이 신조어는, 보호자나 안정된 거처 없이 길에서 사는 고양이를 뜻하는 말입니다. 필자가 어렸을 때는 길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뿐 아니라 강아지들도 많았습니다. 다행히 언젠가부터 강아지들은 반려견이라는 예쁜 별명을 갖고, 사람들의 곁에서 서로 따뜻한 체온과 보금자리를 나누게 됐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고양이들의 현실은 조금은 달랐습니다. 물론 반려묘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호사스럽게도 사람들을 집사로 부리며(?) 삶의 시간들을 사람들 곁에서 함께하는 고양이들도 있지만, 많은 수의 고양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길냥이’라는 안쓰러운 이름으로 불리며, 하루하루 고된 시간들을 작디작은 제 한 몸으로 오롯이 받아내며, 많은 위험과 열악한 환경이 가득한 길 위에서 지친 삶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길냥이’들의 고된 삶에 따뜻한 손을 내밀어주는 분들이 군포에도 있다고 해서 취재를 요청 드렸고, 이에 ‘군포시길고양이보호협회’의 6대 매니저이신 안혜숙님(카페 활동명 미르맘)이 흔쾌히 취재에 응해주셔서 5월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어느 토요일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먼저 ‘군포시길고양이보호협회’가 어떤 활동을 하는 곳인지 설명을 부탁드렸습니다. 안혜숙님은 ‘군포시길고양이보호협회’는 군포 관내의 길고양이(이하 ‘길냥이’)들을 위해 돌봄 활동을 하시는 군포시민들로 이루어진 단체이며, 길냥이에 관한 정보교환, 급식소 설치 및 현수막 제작, 안정적인 중성화를 위한 정보제공 등의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는 답을 해주었습니다.

또한 이런 활동을 통해 바라는 궁극적인 가치는 길냥이들과, 이들에게 돌봄의 봉사를 하고 있는 캣맘, 캣대디 분들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현재 협회 회원은 900여명 정도이며 매니저, 부매니저, 스탭으로 이루어진 운영진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나서 활동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과 현안에 대해 회의를 하며 협회를 운영해나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문득 필자는 안혜숙님이 어떤 계기와 생각으로 길냥이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나아가 길냥이를 위한 활동을 하는 협회의 일원이 되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원래는 제가 고양이를 무서워했어요. 길에서 만나면 무서워서 피해가곤 했죠. 그리고 관심도 없었구요. 그런데 4년 여 전, 비가 내리는 어느 날 우산을 쓰고 동네를 걷고 있는데 비에 젖은 고양이 한 마리가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봉투를 뜯는 것을 보게 됐어요. 배가 너무나 굶주렸는지 안간힘을 쓰며 작은 손으로 봉투를 뜯는데, 이를 외면이라도 하는 듯 봉투는 쉽게 뜯기지 않았어요. 이런 광경을 보고 너무나 불쌍하고 안쓰러워서 눈에 보이는 가까운 편의점에 들어가서 고양이 캔을 하나 사게 됐어요. 그리곤 뚜껑을 열어서 고양이 근처에 갖다 줬죠. 겁이 났는지 잠시 도망간 녀석은 제가 좀 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캔으로 다가왔고, 이내 허겁지겁 캔 안의 내용물을 먹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이 날 비에 잔뜩 젖어 떨리는 작은 몸과 마치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듯한 녀석의 작은 눈을 보게 된 후, 자연스럽게 길냥이에 대해 관심이 생기게 됐고, 그제서야 관심조차 없던 길냥이들이 눈에 보이게 됐어요. 그날 이후 이렇게 협회의 매니저를 하게 되는 순간까지 왔네요.”

이어서 필자는 활동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과 보람된 순간, 그리고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연이어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먼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별이 된 아이의 소식을 들을 때...그때가 가장 힘든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필자는 ‘별이 된’이라는 문구의 뜻이 무엇일까 잠시 궁금해 졌습니다. 하지만 대답을 듣지 않아도,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이내 그 뜻을 어렵지 않게 유추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말을 마친 안혜숙님의 눈가가 촉촉해 지는 것을 필자는 보았으니까요. 힘들게 살아온 고단한 생을 차가운 길 위에서 마친 길냥이의 소식을 듣게 된다면, 그 녀석의 삶과 모습을 기억해주고 잘 가라고 인사해주고, 다음 생에는 길냥이가 아닌 사람과 체온을 나누는 반려묘로 꼭 태어나라고 기도해주는 이의 눈에는 뜨거운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았습니다.

‘별이 됐다’라는 아름다운 표현은 아마도, 사람이 길냥이에게 남겨주는 마지막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서 가장 보람됐던 순간으로는 돌봄의 손길을 쉽게 받아드리지 않던 한 녀석이, 몸이 아파지자 자신의 새끼를 데리고 제 발로 찾아온 일을 꼽았습니다. 단 한순간도 곁을 내어주지 않았던 야속한 녀석이었는데, 제 스스로 다가온 것에 놀라기도 했고, 새끼를 보호하고자 하는 그 안쓰러운 모정에 마음이 더욱 쓰이게 됐다하네요. 다행히 그 새끼 고양이는 따뜻하게 돌봐줄 수 있는 가정으로 입양이 됐고,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어서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길냥이들을 위한 활동을 하며 한계가 느껴질 때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필자는 그 한계란 것이 어떤 것인지 추가적으로 질문을 했고 다음과 같이 답을 주었습니다. “한계란 것은 다 할 수 없을 때, 그럴 때 벽을 만난 것 같은 감정이고, 그 벽이 느껴질 때 항상 힘들어 지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아픈 길냥이가 있는데 병원에 데려가서 치료도 받게 해주고, 나아가 좋은 분에게 입양을 보낼 수 있다면 가장 행복하겠지만 현실은 모두 그렇게 되기 힘들다는 것이죠. 이런 현실적인 벽이 느껴질 때 오래 활동을 해왔지만 지금도 담담해지지 못하고 힘들어 지는 것 같네요.”

어느덧 인터뷰는 막바지에 이르렀고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 있으시면 편하게 해주시라고 요청 드렸습니다.

“먼저 길냥이들을 위해 보호 활동을 하고 계시는 돌보미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너무 고생이 많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비가 오나 눈이오나 길냥이들에게 먹이도 주고, 잠시 악천후를 피할 수 있는 작은 공간들을 만들어주는 그들이 있기에 협회도 운영이 가능하고, 오늘도 길 위에서 힘든 하루를 보내는 소중한 생명들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돌보미 분들과 길냥이들을 부정적인 마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은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 길냥이들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왔고, 또 앞으로도 함께 살아가야 하는 소중한 생명이고, 또한 돌보미 분들은 그저 생명을 위해 그 어떤 대가나 조건 없이 봉사하는 분들이니 넓은 마음으로 돌보미 분들을 바라봐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생각이란 것이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길냥이를 싫어할 수도 있지만, 길 위에서 살아가게 된 것이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만 더 측은한 마음으로 바라봐주고, 무엇보다 길냥이라는 존재가 배척하고, 혐오해야 하는 존재가 아닌 사람들의 삶의 공간 안에서 공존을 해야 하는 존재로서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봐 주는 시선이 조금 더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안혜숙님의 마지막 말은 공존, 공생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주었습니다. 사람과 사람도 공존, 공생을 하며 살아가지만, 사람과 자연, 사람과 동물도 공존, 공생을 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어쩌면 조금씩 잊고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더불어 살아있는 것의 가치와 보잘것없이 생각하는 작은 생명이 지닌 소중함을 깨닫는 행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필자는 우리가 잊고 지내던, 그리고 잊고 있었던 작은 울림을 꺼내봤습니다. 법정 스님의 잠언집 제목으로 그 울림을 기억하며 이 기사를 마치려 합니다.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군포시길고양이보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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